쉽게 갈 수 없었던 가족여행: 빅베어 파인낫 캠프 그라운드
가족여행 계획을 잡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던 빅베어
글: 푸른고구마 | Greensweetpotato
#빅베어는 여름에는 여름 휴양지로서 그리고 겨울에는 스키어들이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미 전역에서 찾아오는 인기 관광지이다. 빅베어는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호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소요 시간은 두세 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우리가 여행 계획을 잡는데 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었지만 쉽게 갈 수 있었던 곳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LA 근교에서는 겨울에도 눈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만약 갈 수 있다면 흰 눈이 쌓인 겨울 빅베어를 보여 주고 싶었다. 하지만 눈을 보는 것은 좋지만 아직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걱정이 앞서서 조그만 더 크면 데리고 가자고 하다가 보니 점점 늦어진 것이다.
CA-91번 프리웨이를 타고 출발하여 March field air museum에 잠시 들렀다가 다시 I-215N, I-10번 프리웨이 탄 후 마지막으로 CA-330번을 타고 빅베어를 향했다. 1박은 파인노 캠프 그라운드 그리고 나머지 1박은 빅베어 캐빈을 예약하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와서 차가 막히지는 않았다. 비교적 여유 있게 쉬면서 빅베어로 향할 수 있었다. CA-330번 프리웨이로 들어서자 벌써 공기가 달랐다. 주변에 차들은 거의 없었다. 넉넉히 주변 경치를 즐겨가며 빅베어 가는 길을 즐겼다. 그래도 빅베어는 흔히 보는 앞산이 아니었다. 생각 보다가는 꽤나 높고 깊은 산이었다. 뒷자리 두 녀석 아들내미와 패트릭은 멀미를 하는 듯하였다. 아들내미는 귀가 먹먹하고 머리가 지끈 하다고 하고 패트릭은 조금 토하기도 하였다. 얼마 남지 않았기에 천천히 운전하며 조심하였다. 운전은 서너 시간 한 느낌이다. 이윽고 빅베어 시가지가 보이고 호수가 보였다. 작은 시가지는 사람들로 붐볐다. 드디어 #파인낫 캠프 그라운드에 도착하였다.
금세 검은 구름으로 뒤덮인 파인낫 캠프 그라운드
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와 함께 먹는 라면은 캠핑의 재미를 더 해 주었다.

파인낫 캠프 그라운드 입구
캠프 그라운드 입구에는 스키 슬로우프가 설치되어 있었다. 슬로우프를 지나자 파인낫 캠프 그라운드 사인이 보였다. 우리가 예약한 사이트에 도착하자 하늘에서는 소나기가 쏟아질 것만 같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은 하늘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우린 서둘러 가져간 컵라면을 준비한 후 차 안으로 들어갔다. 빗방울은 조금씩 크게 들렸다. 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와 함께 먹는 라면은 캠핑의 재미를 더 해 주었다. 어느새 창문은 김이 차기 시작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맛있게 먹는 사이 빗줄기는 약해졌다. 가져온 음식물 정리 후 텐트 설치를 하였다. 비가 많이 내릴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땅이 많이 젖지는 않아서 텐트 설치에 문제는 없었다.
다.
음식물을 차 안이나 텐트 내에 두어서는 안 된다.
음식물을 보관할 수 있는 푸드 스토리지(음식 저장고)를 사용

캠핑 사이트 내의 음식 저장고 냉장고는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조금 깊은 산속에서 캠핑할 때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중요하다. 절대 음식물을 차 안이나 텐트 안에 두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캠프 사이트에 설치된 푸드 스토리지(음식 저장고)를 이용해야만 한다. 이 저장고는 곰이 문을 열 수 없도록 설치되어 있다. 깊은 산중이라서 곰이 나타날 수 있어서 음식을 저장할 수 있는 푸드 스토리지를 각 사이트마다 설치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음식 정리와 텐트 설치를 마친 후 주변 산책을 하였다. 비가 내린 후라서 흙냄새가 났다. 키가 큰 소나무가 많아서 하늘이 유난히 좁게 보였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캠핑이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산책 후 아들과 패트릭이 노는 사이, 저녁과 캠프파이어 준비를 하였다. 저녁 메뉴는 간단한 바비큐와 야채죽 그리고 맥주와 매실주였다.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주변은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캠프파이어 주변에 앉아서 저녁을 즐겼다. 나도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자라서 성격이 급하다. 운전도 그렇고 일도 그렇다. 그래서 미국 와서 배우고 느낀 것은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캠핑이 그것을 나에게 알려주고 있다. 내가 이것을 느낀다면 아들은 그 여유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집사람과 아들 그리고 패트릭은 어느덧 잠자리에 들었다. 혼자서 모닥불 곁에 않아서 타오른 불빛과 숯 향을 느꼈다. 머리 위론 북두칠성이 선명히 비추고 있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행복하였다. 자연 속으로 들어오기까지, 가까워지기까지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친해지면 말 없는 좋은 친구이다. 한국에서는 자연과 친해질 기회를 찾기 힘들었다. 그럴 여유를 만들지도 못했다. 기분 좋은 생각들로 잠긴 사이 빨간 모닥불로 바뀌었다. 모닥불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에 얼굴에 쬐며 마무리를 하였다.
이튿날 아침, 집사람과 아들 그리고 패트릭은 아침 산책을 하고 나는 늦게 일어났다. 숲속의 아침 햇살과 함께하는 아침식사였다. 간밤에는 다행히도 곰이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캠핑 시 반려견과 함께 있으면 마음 놓고 잘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안테나를 켜고 자야만 한다.
둘째 날, 캐빈으로 이동, 빅베어 메인 스트리트 산책
작은 숲속의 통나무집을 예상하고 캐빈으로 향했지만 리빙룸, 메인 룸, 게스트룸, 월풀 욕조, 키친으로 구성된 큰 캐빈과의 만남 그리고 작은 시골 마을의 메인 스트리트 산책
모든 짐을 정리 후 캠프 그라운드를 떠난 우리는 예약한 캐빈으로 향했다. 내가 생각한 캐빈은 정말 통나무집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도착한 곳은 허름하지만 콘도 형식의 캐빈이었다. 리빙룸, 메인 룸, 게스트룸, 월풀 욕조, 키친으로 되어 있었다. 겨울철 스키어들 여러 명이 머물 수 있는 캐빈이었다. 곧바로 월풀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비교하면 안 되지만 캐빈은 천국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빅베어 타운으로 향했다. 깨끗한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중심가는 마땅히 주차장이 없다. 스트리트 파킹을 하거나 아예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 후 걸어가는 것이 편하다. 메인 스트리트는 대부분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들이다. 우리는 메인 스트리트와 빅베어 호수를 산책하였다. 관광객들로 붐볐다. 와이프는 피자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흑맥주, 각자 좋아하는 음료수를 시킨 후 레스토랑에서 먹지 않고 캐빈으로 향했다. 우리가 빅베어를 갔을 때가 23년 6월쯤, 우리는 아직도 코로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캐빈에 도착 후 피자와 컵라면 그리고 스낵과 맥주를 마시며 각자 휴식을 취했다. 넓은 캐빈이어서 아들과 패트릭이 뛰어놀기에 충분하였다.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빅베어 호수 공원. 공원 주변에는 별장과 펜션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빅베어 중심가 보다가는 한적한 모습이었다.

빅베어 파이낫 캠프 그라운드 지도
